나의 이야기

[스크랩] 4/15-16(토,일) 통영의 나폴리 욕지도&남해 보석같은 섬 연화도 1박2일..."뭣이 중헌디"...올스탑대장님

sde 2017. 12. 5. 13:56


 
 

1.산행 제목

 통영의 나폴리 욕지도 & 남해 보석같은 섬 1박 2일

     

2.일      

 4월 15-16(토,일)

3.코      

 욕지도 탐방 

야포-일출봉-망대봉-혼곡-할매바위-대기봉-태고암-천왕봉-시금치재-약과봉-도동해수욕장-숙소

4.대      

 올스탑

5.총      

 다힘

6.참석 인원

  68 

정회원 64 명

 마공산/솔단풍/칠갑산원/나카프리오/가도/

   몸의건축/호솔/리차드정/저비/

   즐건산행/아도니스/해피맨/마산거부기/조은네/

   어느가을/서울/블루스카이/숨은벽/포세이돈/

   철쭉/나산/파래/햇빛/다힘/올스탑/

   다알리아/네이핀/레나랑/로사리/이산은/

   올맹이/인주/꽃돼지/은빛진주/

   홍라임/시크우리/혜랑/보린/소리길/노을빛이/

   진이친구/불량풍선/나지니/

   나는춘향이/정하나/시냇물/에펠/산꽃들꽃/

   그대로/등마루/민수/허의원/맥도날드/나따리/

   외론창조자/은복주/피그/청암인/카노/

  설봉/스콜피온/야누스/하늘목/진단비/

준회원4 

 진단비1/진단비2/진단비3/진단비4/

7.기부금

 66,000원

8.뒤풀이내역

 *총68명 중 2명 현지 참여

   수입  회비 85,000원 *65=5,525,000원  총무 40,000원  현지참여 2*55,000=110,000원

          취소자귀속금 4*50,000=200,000(회비 중 35,000원씩 환불.아바타/미켈란/정아/아도니스1)

          뒤풀이 63*5,000=315,000원(대장2, 총무2 제외, 불참1인)

          총수입 6,190,000원

   지출  차량2대 220만원+숙박비 식대 10만원=230만원

           팬션 2곳 숙박비 100만원 +30,000(파손 사워기 및 차량수고비)=1,030,000원

            배삯 통영-욕지 (인솔자 1인 할인) 67명 714,500원

                   욕지-연화-통영 824,100원(뒤풀이로 이월)

            기부금 66,000원(대장, 총무 제외)

            아침식대 419,000원(7000*37=259,000원 5000*32=160,000  1인이 추가로 더 받음)

            현지 셔틀버스 차량비 133,000원

             합계 4,662,500 원

            뒤풀이  회 4만원*17=64만원(기사님과 4만원 할인한 금액임)

                       상차림 (기본상,매운탕,공기밥 등) 680,000원

                       술 52병*4000=212,000원  음료수 5*1000=5000원

                       뒤풀이 합계 1,537,000원(9500원 할인해서 1,527,500원 지불)

                       총합계 6,190,000원

9.뒤풀이식당

 동항리 뱃머리 횟집(푸짐한 회의 양에 감탄. 만족도 높음)

 

                       

     [후기]


후기를 쓰는 오늘,

기상특보를 열어보니 남해안과 제주에 호우주의보와 풍랑주의보가 발효되었네요.

어제 섬을 빠져 나오지 못했다면 지금쯤 어땠을까, 여러 가지로 참 다행입니다.

섬에 들 곤하면 농담처럼 발이 묶여 한 일주일쯤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었습니다.

계획대로 당연히 섬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했던 입찬말이었지요.

어찌어찌하여 부랴부랴 안개가 자욱한 섬을 잘 빠져나와

빗소리를 들으면 12일 섬여행을 정리하고 있는 낯익은 일상에 새삼 감사함을 느낍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에 진저리를 내곤 하던 것은 아마도 배부른 투정이었었나 봅니다.

톱니 하나가 빠져 삐끗했다면 잉여처럼 섬에 남은 우리들은 어찌하고 있었을까요.

 

비 예보가 있었으나 전날의 비로 날씨가 화창했어요.

개인적으로 우산에 부딪치는 빗소리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어딘가로 떠날 때 비는 그리 반갑지는 않더라고요.

통영에서 우리를 실은 욕지도행 배가 짙푸른 파도에 비행운처럼 궤적을 그리며 달립니다.

바다의 고유한 물결과는 관계없는 독자적인 물체인, 여객선이 만들어낸 무늬입니다.

가로로 가로로 줄지어진 파란색 바탕에 흰 점선 위를 세로로 굵고 무더기진 불완전한 흰색이 그려진 모양으로요.

배 꽁무니에서 달리는 내내 만들어진 거품은 자연을 이용해 인간들의 필요가 만들어 낸 과학의 흔적이지만

왠지 이제 막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아이의 것 같이 어설픕니다.

그 그림에는 하늘과 바다 사이에는 새우깡을 던지는 사람들과

그 새우깡을 향해 달려드는 괭이갈매기와 목적지를 향하는 여객선이 끼어 있었습니다.

여객선 갑판 위에 활짝 핀 봄꽃처럼 웃고 서 있는 사람들이 평화롭고 행복해 보입니다.

엔진 소리에 묻히기는 하지만 감탄 소리에 귀가 즐겁습니다.

섬 트레킹의 시작이 좋습니다.

 

욕지도는 어업과 관광지라는 두 개의 시스템에 의해서 굴러가는 섬인 것 같더라고요.

섬을 도는 버스에서 그러한 것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관광객들을 주민들이 불편해 하니 조심해 달라는 당부가 그랬고

목적지로 향하는 내내 섬의 명소 안내를 능숙하게 하는 기사아저씨의 품새가 그랬습니다.

삶터가 섬이니 고기를 잡는 것에 집중했을 것은 당연했고 살만해지니 풍광이 멋진 곳으로

외지 사람들의 발걸음이 찾아 들었을 것이고,

, 그런 역사가 굽이굽이 그려지더라고요.

현재, 무엇이 먼저인지 무엇이 중헌지는 각자의 위치에 의해 달라지겠지요.

우리는 여행객이니 여행과 관계있는 사람들과 풍경을 만나고 왔습니다.

 

육지에서 좀 떨어진 섬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의외로 바다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손을 넣어보고 발을 담가보기에는 절벽에 잘려 있고 방파제 같은 장애에 막혀 있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욕지도의 첫 번째 전망지도 그랬습니다.

언덕에 올라서서 허리를 굽혀 발밑을 보거나 시선을 멀리하고 바다를 바라보았답니다.

근데, 우리 그거 알잖아요. 원거리가 주는 신비감 뭐 그런거요.

바다에는 별무리가 강물처럼 흐르더라고요.

물결에 비친 햇살은 별이 되어 눈이 부실 정도로 빛났습니다.

하늘에는 구름이 흐르고 정수리 위에는 해가 빛나는 데 말이지요.

이것이 전부이어도 섬에 온 이유가 충분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충분하다, 충분하다, 하고 혼잣말을 하게 되더라고요.

바다에서 눈을 떼지 못한 우리들의 눈동자마저 바다색으로 변해 있었지 않을까요.

오래 머물고 싶었지만 한 곳에 오래 머물 수 없는 게 우리들의 실정이니 또 걸어야지요.

터널처럼 생긴 숲도 지나고 오솔길을 치고 오르기도 하고 길가에 핀 낯선 야생화에 눈도 맞추면서요.

천왕봉에 올라 안개가 흐르는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저만치서 무더기로 흐르면서 눈에 보이는 것들을 희뿌옇게 감싸더니

바다에 동그라미로 떠 있는 고등어 가두리 양식장도

유채꽃이 만발한 들판도 산벚꽃이 핀 앞산도 다 가려 버립니다.

급기야는 우리들 속으로 파고들었으니 우리도 안개 속에 감추어 졌을 겁니다.

데크에서 비박을 준비하는 한 사람을 남겨두고 하산을 서두릅니다.

사람 사는 모습이 참 다양하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지요.

 

조별로 방이 나뉘고 준비한 음식으로 저녁을 맞이합니다.

잔치집이 따로 없습니다.

여행지에서 밤이 깊어 갑니다.

 

창을 여니 새소리가 드립니다. 안개 가득한 아침과는 어울리지 않는 청량한 소리입니다.

전선줄에 앉아 지저귀는 새 모양이 오선지에 그려진 음표 같았습니다.

솔이나 높은 도에 앉은 사분음표나 팔분음표쯤이요.

연화도는 어떤 섬일지 궁금해집니다.

7시에 숙소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팬션 주인장께서 아침 배가 결항이라고 알려 줍니다.

어째, 심상치 않은 날입니다.

아침 먹을 곳을 서둘러 알아보고 일부 조들은 남은 음식으로 아침을 해 먹습니다.

버스에 몸을 싣고 항에 도착해서 배가 뜨기를 배 시간에 맞추어 기다립니다.

다음 배, 다음 배, 다음 배...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집니다.

속없는 안개는 짙어졌다 옅어졌다가를 반복하고 그 안개 따라 애를 끓입니다.

여기저기서 내일을 걱정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어찌 아니겠어요. 현재는 여행객이지만 돌아서면 각자의 일상이 빡빡한 생활인들인걸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날이면 풍랑주의보가 있어서 나가지 못하면

적어도 이틀은 묶여 있어야 한다는 현지인들의 말이 들립니다.

2시가 넘어가도 안개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자 각자의 자세를 취합니다.

어제 하지 못한 곳을 오르는 분들, 회를 곁들인 주류파들, 동네 곳곳을 탐방하는 분들 등이요.

말은 내일을 걱정하지만 얼굴은 제법 편안해 보입니다.

자연이 주는 횡포도 기꺼이 받아들여 즐기겠다는 심산인 것 같습니다.

, 여유롭고 멋진 분들입니다. 수도권 산우님들은 요.

조용하던 항구가 갑자기 어수선해 집니다.

짐을 든 사람들이 뜀박질을 시작합니다. 삼덕에서 배가 떴다는 군요. 나갈 수 있답니다.

통영에서는 결항이라고 내일을 준비하라는 문자가 당도하고요.

나갈 수 있을 때 나가자고 서둘러 짐을 정리하여 배에 오릅니다.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뱃머리에는 네 사람의 운행 관계자가 주변을 살피고

뱃고동 소리로 위치를 알려 주위를 환기시키며 배가 선착장에 닿았습니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다행이다를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답니다

 

백 번도 더 넘게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며 여행지에서의 일정을 잡았을 올스탑대장님께 무한 감사드립니다.

12일 쉽지 않은 일정 훌륭하게 소화하셨습니다.

자연이 심술을 부려도 그 또한 매우 즐겁고 신선한 경험이었답니다.

늘 옆에서 도와주시는 즐건산행님, 어느가을님 두 분의 섬세한 배려와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2호차에서 수고하신 그대로전대장님과 시크우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각 조의 조장님들의 헌신에도 감사드립니다.

먼 곳에서 달려와 주신 하늘목님, 마산거부기님 감사드립니다.

기억을 작품으로 남겨주실 작가님들 감사드립니다.

당시에는 좀 어리둥절했지만 오래 기억될 섬여행이었습니다.

많은 인원 아무래도 불편함이 있었을 텐데 모두들 한 호흡으로 함께할 수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흐트러질 수도 있는 1박 여행, 조금의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습니다.

우리들은 이렇게 또 하나의 결이 고운 무늬를 남겼네요.

올스탑대장님이 다음엔 어떤 여행지에 우리들을 초대할지 매우 궁금합니다.

함께한 12일 감사드립니다.

 

 

 

 

 



출처 : 4050수도권산악회
글쓴이 : 다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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